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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위치한 나무가 바람의 심술에 부스스하고 몸을 비빈다. 충청남도 청양군 화성면 기덕리 덕명마을에 자리한 삼적고택은 이렇게 나무가 부스스하고 떨리는 소리에 아침을 맞는 고택 중 하나다. 이곳은 평택 임씨의 두 형제 집안이 나란히 집을 짓고 수백 년을 지켜오고 있는 곳인데 두 가문 중 삼전고택이 형님 집이다. 동생 집인 송운고택과는 두 형제의 우애만큼이나 가까이 처마를 맞대고 있을 정도로 지척의 거리이며 삼전고택이 앞에 있고 송운고택이 뒤에 있다. 긴 세월의 한파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듯 서로의 담장을 제 혈육의 등인양 비벼대며 온기를 나누고 있다. 덕분인지 아우의 집은 방이며 담장의 양식이 비교적 원형을 잘 보전하고 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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