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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경관과 수십 그루 나무를 품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산세와 수려한 풍광을 뽐내는 월출산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진 집이 있다. ‘월출산 아래 집’란 뜻을 가진 월하당 한옥펜션이다. 영암군 군서면 월곡리에 위치한 이곳은 본래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기르던 농원이었다고 한다. 경상도에서 한옥 대목수로 일하던 주인은 전라남도 한옥 지원사업으로 영암에 오게 되었고, 3년 동안 일을 하다 운명처럼 이곳에 터를 잡게 되었다. 심은 지 30년이 넘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부지가 썩 마음에 들었던 주인은 월출산의 풍경과 주변 나무의 위치까지 고려해 한옥을 짓고 조경을 꾸몄다.
6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자연스럽게 집 왼쪽 담장이 되었고, 130평의 여유로운 정원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을 심어 포근하게 집을 감싸고 있는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다. 홍가시나무, 단풍나무, 측백나무, 매화나무, 동백나무 등이 전통한옥의 멋과 한데 어우러져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선물하고 있다.

대목수인 주인장이 정성스레 지은 집

오랜 경력의 대목수인 주인이 직접 지은 월하당 한옥펜션은 오직 친환경 자재만을 사용했다. 기둥과 대들보 등은 북미산 더글라스퍼 소나무를, 서까래는 편백을 사용했고, 벽체 밖은 구운 벽돌로 마무리하고, 안쪽 벽은 30cm 두께의 황토 블록을 쌓아 내구성과 단열 성능을 높였다. 나무와 흙은 수축과 팽창 속도에 차이가 커서 집을 충분히 건조하면서 짓지 않으면 나무와 흙 사이가 들떠 열 손실이 일어난다. 조금은 더디더라도, 뼈대가 되는 나무를 세워 8개월간 충분히 말리고 흙을 바르고 또 말리는 과정까지 총 2년에 걸쳐 꼼꼼하게 완성했다.
객실 3개 중 온돌방과 황토대리석방은 구들 중에서도 토관 구들을 놓아 화력이 세고 방까지 열전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황토대리석방의 바닥에는 천연 황토를 압착시킨 대리석을 깔았다. 황토대리석은 여름에는 습도를 조절해서 시원하고, 겨울에는 열을 빠르게 전달해 오랫동안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통 난방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황토방은 황토를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바닥을 쌓고 한지 장판에 옻칠로 마감했다. 이곳은 손님이 오기 이틀 전부터 아궁이에 참나무 장작불을 지펴놓기 때문에 겨울에 숙박하려면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예약해야 한다.

사계절 아름다운 누마루와 다양한 즐길 거리

월하당에는 한옥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누마루가 있다. 자연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곳은 삼면이 개방되어 있어 바람이 잘 통하기 때문에 여름에 습기와 더위를 피해 쉬기에 좋다. 겨울에도 누마루를 즐길 수 있도록 들창을 달고 화로를 놓아 따뜻하고 멋스럽게 꾸민다. 또한 바비큐 시설과 편리한 취사 시설을 갖추고 있어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고기를 굽거나 직접 만든 음식들을 즐길 수 있다. 한옥 길 건너에 있는 비닐 온실 안에는 옛 조상들이 사용하던 새끼를 꼬는 틀이 있어서 손님들이 직접 새끼를 꼬아 짚신 등의 소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월출산 둘레에 조성된 기찬묏길, 영암호 일출, 기찬랜드, 2천200여 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구림마을, 왕인박사 유적지, 천년고찰 도갑사, 도기박물관, 국제자동차경주장 등 주변에 볼거리가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