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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부부가 운영하는 집

전라남도 장흥군 유치면에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올라가면 신덕행복마을이 나타난다. 해발 400m, 탐진강 상류에 위치한 이 산촌마을은 우리나라 최초로 무농약, 무비료, 무제초 작물을 생산하는 3무 농법을 시작한 마을이다. 우리나라의 유기농 달걀 1호도 이 마을에서 나왔을 정도로 친환경 농업의 선두주자이자,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유기농 공동체인 신덕마을 초입에서 1km 정도 천봉산 능선을 따라 오르면 수려한 산세를 뽐내는 신덕행복마을 한옥 민박촌이 나타난다. 어울림은 25가구의 한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곳 마을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어 전망이 훌륭하다. 이 마을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살고 있는데, 어울림은 그중에서도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젊은 감각으로 예쁘게 단장한 집이라 젊은 층에 인기가 좋다.

전통 한옥과 모던한 인테리어의 어울림

마을 안의 한옥은 대부분 전라도 지역의 ㅡ자 형태로 지어졌다. 모든 한옥이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소소한 요소와 내부 인테리어가 달라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어울림은 전통 형식의 외형과는 상반되게 내부를 꾸며놓아 안과 밖에서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처음 이곳에 입주를 한 주인 부부는 젊은 사람들이 생활하기에 불편한 요소들이 많았던 한옥을 취미 삼아 조금씩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둘 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가능한 일이었다. 따뜻한 느낌을 주는 원목 가구와 현대식 조명, 북유럽식 테이블 등으로 모던하게 꾸민 실내는 전통 한옥과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부엌을 확장하고 싱크대를 새로 짜고, 방에는 하얀 붙박이장과 하얀 침대를 놓고 호텔식 커버를 씌웠다. 또한 시계나 액자, 방석 등 디자인적인 소품을 곳곳에 배치해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주인 부부는 조금씩 바뀌는 일상 모습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에 인테리어 노하우를 하나하나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포털사이트 메인에 오르기도 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좋은 곳

어울림은 산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찾아오는 길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막상 도착하면 아름다운 경치와 한옥의 매력에 빠진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서 몸이 개운해졌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있는 흙과 나무로 지은 집에서 잤으니 피로가 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아침 일찍 일어난다면, 집 뒤쪽 언덕에 조성된 산책로를 거닐며 짙은 운무 속에 가려진 마을을 내려다보길 추천한다. 그 모습이 장관일 뿐 아니라, 산책로에는 정자와 공원, 피톤치드가 나오는 소나무 숲이 있기 때문에 다른 곳들과는 확연히 다른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또, 나무 데크가 깔린 집 앞 테라스에서 정원과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마을 가까이에 편백이 빼곡히 들어선 억불산 우드랜드와 명품 테마길, 장흥 천문관 등이 있으니, 마을과 한옥을 충분히 즐긴 후에는 차를 타고 나가 보는 것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