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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수호하는 따뜻한 집

경주를 관광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들르는 황남동. 이곳에는 천마총과 미추왕릉을 비롯해 여러 개의 고분이 모인 대릉원, 첨성대와 안압지, 경주국립박물관, 교동한옥마을 등 경주의 대표 관광지가 모여 있다. 왕들의 드넓은 무덤이 펼쳐진 장엄한 풍경 맞은편에 자리한 이 오래된 동네에는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경주 수호정은 포석로 안 작은 골목에 있다. 경주고속터미널과 경주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데다, 주요 관광지로 둘러싸여 있어 여행객들이 묵기에는 최적의 장소다. 주인 부부가 원래 살던 집을 허물고 2014년에 새롭게 문을 연 이곳은 여행자를 수호하는 천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수호정이라는 이름처럼, 손님들에게 집처럼 따뜻한 온기와 마음을 전하고 있다.

친환경 자재로 지은 한옥

주인 부부는 15년 전, 한옥이 좋아 무작정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손수 집을 가꾸는 일을 좋아해 한옥에서 사는 게 참 잘 맞았고, 무엇보다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여기저기 낡아 집을 수리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을 때, 주인은 좋은 것일수록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이곳을 숙박 공간으로 리뉴얼할 결심을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옥의 건강함과 편안함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집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지었다. 국내산 육송으로 뼈대를 세우고 짚과 황토로 벽을 채웠으며, 바닥은 시멘트를 전혀 넣지 않은 진짜 온돌방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개운하다는 말과 아이들 아토피가 하루 이틀 사이에 좋아졌다는 손님들의 진심 어린 후기는 주인에게 가장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젊은이들이 편하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객실은 4인실 5개, 6인실이 3개, 이렇게 총 8개다. 천장에 서까래를 그대로 드러내 옛 분위기를 살리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는 등 집 자체는 옛날 방식을 고수해 지었지만, 객실 내부 화장실, TV, 에어컨 등 손님을 위한 편의 시설은 모두 갖췄다. 유리문으로 덧대어 겨울에도 따뜻하다. 공동 공간인 휴게실에는 커피 머신과 간단한 조리를 할 수 있는 취사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아침에는 계란과 빵, 쨈과 커피를 제공하는데 따뜻한 날에는 손님들이 마당에 있는 나무 테이블과 돌탁에 앉아 주인이 손수 심은 꽃과 나무를 감상하며 식사를 즐긴다.
저녁이면 마당은 조명이 있는 테라스로 변신한다. 손님들은 저마다 맥주를 한 캔씩 들고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피자를 파는 펍, 심플한 식당, 카페 등 최근에 이 동네에 젊은이들이 새롭게 문을 연 가게들로 향하기도 한다. 오래된 동네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주인장은 동네의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반긴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만 모여 있는 동네가 아니라, 젊은이들이 즐길만한 문화가 있는 활기찬 동네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수호정이 그 가운데 젊은 여행자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수호천사가 되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