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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산방(艸尋山房)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경주시 외동읍 괘릉리는 토함산과 마석산을 마주한 비범한 터로, 차로 5분 거리에 불국사, 석굴암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이 동네는 빈민구제와 교육사업에 앞장서며 독립운동가를 지원했던 수봉(秀峯) 이규인(李圭寅) 선생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24년 건립된 수봉정(秀峯亭)은 수봉 선생이 구휼과 교육사업을 펼쳤던 괘릉리의 곳으로 대표적인 문화재다.
초심산방은 그리 오래된 한옥은 아니다. 1974년쯤, 300평의 터에 서울 가회동 한옥 2채의 재료를 가져와 복원해 지었고, 대지도 999평 정도로 점차 넓어졌다. 현재 집을 소유하고 있는 주인장 부부는 약 2004년쯤부터 이 집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초심산방이라는 이름은 풀 초(艸)의 원형 한자에 찾을 심(尋)자를 써서 '자연을 찾는다, 근본으로 돌아가다'라는 뜻이며, 산방(山房)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던 곳을 뜻한다. 넓은 정원 속 150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 초심산방은 그 이름처럼 자연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 차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이다.

투박함과 질박함이 살아 있는 한옥
초심산방은 본채와 별채, 다실과 황토방을 포함한 토함굴 등 총 3채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의 외관과 내관의 느낌은 '투박함'과 '질박함'으로 설명할 수 있다. 멋스럽게 꾸몄지만 그 느낌이 꾸민 것 같지 않고 수수해서 한옥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기와도 일반 옹기가 아니라 토기와가 얹어져 있어 더욱 운치 있다.
내외관은 모두 황토를 짓고, 곳곳에 자기와 토기, 고가구를 배치해서 예술가의 작업실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객실은 본채에 있는 ‘청실’과 ‘홍실’, 본채 뒤로 연결된 독특한 분위기의 객실인 ‘수신방’과 ‘제가방’, 별채의 ‘평천하방’, 토함굴에 있는 ‘황토방’ 이렇게 총 6개다. 평천하와 청실을 제외한 모든 방에 화장실과 에어컨이 갖춰져 있고, 특히 별채 앞에는 바비큐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수집가의 열정이 일군 특별한 갤러리
초심산방이 특별한 것은 다양한 문화에 정통한 주인장의 열정 덕분이다. 그는 어릴 적 명륜 계통의 학교를 나와 사서삼경과 한학을 공부했을 뿐만 아니라 풍류를 즐기길 좋아하고 그림 그리기와 악기 연주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뛰어나, 직접 예술 활동을 하기도 한다. 초심산방 마당 한편에 있는 작은 첨성대 조형물은 그가 직접 만든 것이며, 이외에도 사군자를 그리고, 전각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색소폰, 하모니카, 기타 등 여러 악기를 다루는 데도 능통한데, 집 안 곳곳에 여러 대의 클래식 기타와 오르간 등이 놓여 있다. 또한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해서 다양한 LP판과 전축도 모아 두었다.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문화를 가르치는 서당을 운영하고 싶었다는 주인장은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집 안 곳곳에 놓인 다양한 문화를 몸소 접하고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정원에서 국악 공연이나 연회, 시낭송회 등을 여는 등 다양한 체험 거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연 속에 자리한 멋스러운 한옥에서 쉬며 예술적 감성을 채우고 싶다면 초심산방을 찾아보자.